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 -마차에서 자율주행까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unction Follows Form
현대 디자인에도 통용되는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굉장히 좋아하는 구문입니다. 형태로 기능을 유추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언어들에서 자동차라는 단어에는 마차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차 때 있던 기능들이 레거시로 넘어오거나 명칭들에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내용들로 시작해 왜 현재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는지 기능과 형태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단순히 기능과 상호작용만 설명하는게 아니라 적절한 유머와 함께 기능의 태동부터 현재 형태까지 풀어내고 있습니다. 제일 재미있게 봤던 파트는 차량용 에어컨의 탄생부터 왜 0.5도씩 조절 가능한지 설명한 에어컨 파트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기술의 탄생순서가 제각각이란 느낌이었습니다. 2000년 초반 아버지가 모시던 아벨라에는 파워윈도우가 없었어서 저는 상대적으로 근래들어서 만들어진 기술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어서 재밌게 본 파트 였습니다.
기술의 발전을 보다보면 이미 유사한 기능이 있으면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 때문에 오히려 지금보다 복잡하게 구현하거나 레거시를 포기 못하는 모습들이 신기하기도 했고, 사람의 상상력이라는게 틀을 깨고 나오기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능이 발전하면서 점점 UX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어가고, 특허를 피하면서도 UX를 극대화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고분고투가 느껴졌습니다.
20살 9월에 면허를 딴 이후 군 훈련소 기간을 제외하고는 삶에서 자동차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궁금하던 기능들과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어 재밌기도 했고,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맞을지 영광의 시대에 머무른 고집일지 고민스러운 에피소드들 등 애착도 있고 오랜 시간을 같이한 공간에 대해 이해 할 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정말 잘 쓰이고, 편집도 좋아서 읽는데 정말 막힘이 없었습니다. 읽다가 약속때문에 덮어야하는게 아쉬웠을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고, 적적한 유머가 템포를 조절해 주었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간단하게 꺼내 볼 만한 주제들도 많아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Yes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